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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힐링

영원한 건 없다는 말

by 달봉이책방 2025. 9. 29.

무언가를 건강하게 그리워하고 그것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더 오래도록 간직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그것으로부터 조금 멀어져야 합니다.

나를 아주 태우려 드는 여름의 뙤약볕과 관절 하나하나를 얼어붙게 만드는 겨울의 혹한도

다음 계절이 되면 문득 보고 싶어지는 것처럼요.

영원한 건 어디에도 없다는 말에는 약간의 모순이 있습니다.

그것은 단지 현재진행형으로 지속 가능한 어떤 것에 한해서 유효한 말이었습니다.

내게 남은 기억은 나의 철저한 관리감독 하에 영원히 남을 수 있습니다.

가장 찬란했던 시절과 사랑과 모습을 영영 간직하는 것은 오로지 나의 몫이고,

분명히 사라지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와 헤어진다는 것은 곧 내가 책임지고 간직할 귀한 하나 새로이 생긴다는 것과 같습니다.

오랜 친구들이 참 소중합니다.

그들은 좀처럼 늙지 않습니다.

나도 그들과 함께할 때면 늙기를 잠시 멈출 수 있다.

우스운 표정도 짓고 청춘처럼 취해 큰소리도 한번 내본다.

어릴 적 명절이 되면 부모님은 늘 친구와 통화를 했다.

그때마다 꼭 다른 사람이 됐다.

잔뜩 신난 골목대장 같았다.

나는 이름도 얼굴도 잘모르는 아저씨 아줌마들이 그냥 좋았다.

엄마아빠가 나처럼 웃으니까.

어른들은 전부 먼 과거에 가장 즐거운 걸 두고 오는구나.

그렇다면 왜 두고 오는 거지?

궁금했지만 몰래 속으로만 생각했다.

제아무리 애쓴대도 인간은 시간을 역행할 수 없다.

그러니 어른들도 지금의 나도 가장 즐거운 것을 부러 두고 온 게 아니라 등 떠밀려 놓쳐버린 것이다.

같은 과거를 그리워하는 사람과의 시절 대화는 언제라도 지루하지 않다.

그래서 옛 친구와 마주하는 일은 버튼 하나 꾹 누르면 밝은 소릴 내는 인형처럼

나를 쉽게 들뜬 사람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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