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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힐링

나의 노력

by 달봉이책방 2025. 9. 25.

  나는 나의 노력이 좋다.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여리고 귀해서, 누구고 우습게 여기거나 멋대로 내려다 볼 수 없다.

자주 애틋하고 뭉클하다 이다금 견딜 수 없을 만큼 기특한.

넘어지면 부끄러워 한참을 엎어져 있다 또 별것 아니라는 듯 주섬주섬 일어나 걸었다

누군가의 손가락질이 꽤 따끔거릴 때가 있었지만 어떤 형태로든 나는 나아갔다.

쭉쭉 뻗어가지는 못했어도.

크게 애쓰지 않고 거뜬히 성취하는 이들도 있었다.

아쉽게도 나는 그처럼 탁월한 부류에 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보다 배로 구르고 해지고 놀림 받고 힘껏 웃어야 했다.

최고로 뛰어나지 못했으니 최고로 뛰어다녀야만 했다.

나의 부족함을 내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풍경을 눈에 담을 새도 없이 쁘르게.

어쩔 수가 없었다.

노력을 더 노력하는 것 말고는 불안을 이기는 법을 몰랐으니.

돌이켜보면 애지중지 대한 노력이 지금껏 나를 그르지 않은 길로 견인해 왔다.

노력이 쓸모없다는 이야기를 나는 들어본 적이 없다.

내가 한 노력도 마찬가지다.

반복과 훈련이 곧 온온한 나를 만든다고 믿는다.

잠잠하던 찬 바닥에 삼월이면 싹이 돋는 것처럼.

꾸역꾸역 돋은 자그마한 싹이 모여 또 유월이면 온갖 초록이 되는 것처럼

사실 난 하나도 괜찮지 않다.

줄곧 버티는 삶이었다.

잘 살고 싶은 염원만 꼭 쥔 채로 괜찮은 척을 성의껏 해왔다.

나 하나 건사하고 견디는 것만으로 벅차서 매번 여기저기 엉거주춤한 자세로 속해 있고는 했다.

여유가 자랄 공간을 마련하지 못한 마음은 원하지 않고 의도하지 않은 쪽으로 자꾸만 기울여졌다.

날카로워 지고 치사해졌다.

아끼는 사람의 기쁨에 온전히 기뻐하지 못했다.

포용도 이해도 공감도 마음이 화창해야 가능한 것들이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울먹이는 마음이 아니라.

나는 잘 살고 싶다.

가슴을 꾹꾹 누르고 눈물 글썽이기에 급급한 삶 말고, 어제를 후회하며 오늘을 견디는 삶 뒤로 하고서

내일을 무궁히 상상하고 기대하는 삶을 살고 싶다.

자신을 가엾고 못나게 여기는 건 이제 정말 그만해야지.

나를 훼손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